어느날 아이가 유치원에서 화분 하나를 들고 왔어요.
흙이 가득찬 화분은 이미 씨앗을 심은 탓에 그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답니다.
씨를 뿌리면 새싹이 나고 꽃이 필거라는 아이의 말에 아, 꽃 화분이구나~하고 내심 기대했지만, 알고보니 아이는 화분에 씨앗을 심으면서 배운 동요를 불렀을 뿐이었네요😂

화분의 정체는 바로, 요즘 그렇게 핫하다는 식물, 새싹보리였습니다.





새싹보리라는 이름부터 생소했던 첫 날.
검색해보니 5일정도만 지나도 수확!해서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더라구요.
식물을 키울 때마다 언제나 쓸쓸히 떠나보였던 똥손중에 똥손인 저에게도 제법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싹 나오는 게 신기해서 매일 매일 사진을 찍고 관찰했어요.
한 번 발아가 되자 마치 탄력을 받은 것처럼 쑥쑥 올라오는 잎이 너무 귀엽더라구요.


[3일차 새싹보리]

그리고 3일차가 되자 눈에 띄게 자란 새싹보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 물을 주고 사진을 찍은것이 아님에도, 잎 끝에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힌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역시나 정보가 없던 저에겐 그야말로 신세계!


[4일차 새싹보리]

4일째엔 더 가까이 새싹보리를 찍어보았습니다.
물방울이 더 자세히 보이지요.



[5일차 새싹보리. 드디어 수확할 때가 됐어요.]


이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파릇파릇한 새싹보리 맛을 볼 수 있게 자랐어요.
매일 햇빛을 가득 쬐고, 아침마다 화분의 흙이 촉촉해질 정도로 물을 주었는데, 그게 단 5일만에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니 새싹보리의 생명력에 감사할 정도였답니다.

새싹보리는 언뜻 보면 잔디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어떤 맛일지 두근두근 기대하며 먼저 샐러드에 넣어 보았습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었어요^^ 떫은 맛은 없고 싱싱한 풀 내음이 가득 느껴졌답니다.
매일 양상추, 양배추와 파프리카, 치즈와 드레싱을 넣은 간단한 샐러드를 즐기는 편인데, 이제 새싹보리를 가위로 쓱쓱 잘라서 대충 헹구고 넣어 먹으면 보기에도 좋고 영양도 좋은 샐러드가 완성되었어요.





그리고 달걀말이에도 새싹보리를 가위로 슥슥 잘라 넣어보았습니다.
양파나 다진 채소, 참치 등을 넣은 계란말이는 많이 해보았지만 심플하게 새싹보리를 넣은 계란말이도 아주 맛있더라구요.
식감이 달라질 정도의 부피는 아니지만, 달걀말이를 부칠 정도의 열에는 풀릇한 색깔을 잃지 않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요리에 초록색이 가미되면 보기에도 좋으니까요.


또 다른 요리는 된장국입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된장국을 끓이고 마지막에 자른 새싹보리를 넣어주시면 됩니다.
된장국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멋진 토핑이 되더라구요.

새싹보리는 열에 강하지 않다고 해요. 그래서 이 후로 가장 자주 먹는 메뉴는 바로 샐러드입니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그 때 그 때 가위로 잘라서 요리로 바뀌는 그 짧은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더라구요.

저는 흙에서 새싹보리를 발아시켰기에 지금 벌써 두 번의 수확 후 다양한 요리를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처음 올라온 잎보다 두 번째 잎이 조금 질긴 느낌은 있어요.
당뇨나 고지혈증 등의 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무척 훌륭한 새싹보리 효능입니다.

새싹보리 분말 등을 구입해서 드실 수도 있지만, 집에서 소소한 즐거움도 느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직접 새싹보리 키우기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우리집 베란다가 푸릇한 새싹보리 덕분에 더 밝아진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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