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디어 마틴 캐리커쳐]



안녕하세요? 홍쪼이 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아주 오래 전에 ‘찜’해뒀던 영화 ‘킬링 디어’가 추천 영상에 뜨더라구요. 보고 싶어도 조금 나중으로 미루는 작품이 나날이 늘고 있었는데, 마침 혼자 있는 밤, 서늘한 영화가 보고싶던 참이었길래 넷플에 감사하며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오늘은 영화 킬링 디어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함께 킬링 디어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해석을 주고 다루려고 합니다.


킬링 디어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2017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케오간, 래피 캐시디, 서니 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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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동시에 고요한 화면이 계속 되다 드러나는 심장 수술 장면.
팔딱 팔딱 뛰는 이 심장은 실제 심장 수술 장면을 환자의 동의를 얻어 삽입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이어지는 수술용 의복과 장갑을 천천히 벗어 버리는 심장 전문의 스티븐.
스티븐은 심장 전문의로 이름을 떨치는 의사로, 안과 의사인 아내 안나, 딸 킴, 아들인 밥과 가족을 이루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답고 넓은 집, 높은 명예, 서로를 위하는 화목한 대화를 이어가는 가족까지, 그에게 부족한 것은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앞서 보여진 심장 수술에서 사망한 남자의 아들, 마틴과 가까워지게되며 그의 인생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식당에서 만나 스티븐은 애플파이를 주문하고, 마틴이 감자를 먹지 않자 왜인지를 묻습니다. 그러자,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마지막에 먹는다는 마틴.
식당에서 나와 익숙한듯 두 사람은 강변을 걷습니다. 그리고 스티븐은 마틴에게 시계를 선물합니다.

스티븐은 마틴을 집에 초대합니다. 안나에게는 마틴이 자신의 환자의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그 환자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거짓말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킴은 마틴에게 흠뻑 빠진듯 보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마틴을 바라보다, 둘이 함께 산책을 나가서 노래를 부르며 자신도 담배를 피우지요.
안나도 마틴이 괜찮은 아이라며 다음에도 초대하라고 합니다.

스티븐의 초대 이후 마틴도 스티븐을 자신의 집에 초대합니다. 마치 등가교환을 하듯 말이지요.
마틴의 어머니까지 셋이 함께 식사를 하고, 집에 가려던 스티븐을 마틴은 자신이 아버지와 하미께 생전에 ㅎ마께 보던 영화를 스티븐과 함께 보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영화 도중, 자러 가겠다며 자리를 비키고, 스티븐 옆에 앉아 있던 마틴의 어머니는 스티븐의 손이 참 예쁘다고 칭찬하며 급기야 손을 잡고 입에 넣습니다. 스티븐은 바로 그 자리를 빠져 나오지요.

다음 날, 심장이 아프다며 스티븐을 찾아온 마틴. 아직 젊어서 괜찮다고 하지만, 불안해하는듯한 마틴을 위해 검사는 진행되고, 결과는 정상이었습니다. 밥이 말하길 스티븐의 겨드랑이 털이 마틴의 세 배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보여달라고 요구합니다. 당황하면서도 보여주는 스티븐.
마틴은 저녁에 자신의 집에 오라고 스티븐을 초대하고, 자신의 어머니와 사귀는 것은 어떠냐고 묻습니다. 스티븐은 자신에게는 가족이 있고 그의 생활에 만족한다며 부도덕한 일은 할 수 없다고 하지요.

그리고 어느날 아침, 침실에서 내려오지 않는 밥을 재촉하러 밥의 방으로 올라가는 스티븐.
밥은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요.
당장 스티븐이 일하고 있는 대형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 검사를 받지만 결과는 모두 정상. 하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밥은 입원을 하게 됩니다.

다음날, 밥의 병실에서 밥을 돌보고 있던 마틴. 마틴과 스티븐은 윗층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마틴은 스티븐에게 스위스 군용칼을 줍니다. 마치, 예전에 받았던 시계에 대한 보상처럼요. 그리고 이 일이 일어날것을 예상하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선생님이 제 가족을 죽이셨으니, 선생님 가족 중 한 명이 죽어야 균형(balance)이 맞죠.

듣고 싶어하지 않는 스티븐에게 마틴은 속사포처럼 설명합니다.
1단계, 사지마비. 2단계, 거식증. 3단계, 안구 출혈. 그리고 4단계 사망.
3단계 후에 사망에 이르기까지는 단 몇 시간. 가족이 모두 이렇게 될 테니 한 명을 선택해 죽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강조합니다. 스티븐은 무사할 거라고.

밥이 걷지 못하자 스티븐은 억지로 병원 복도에서 밥을 끌고다니다 놓고, 식사를 거부하는 밥의 입에 도넛을 우겨넣습니다. 지금까지 권위의 가장 위에 있다고 느껴졌던 스티븐이 서서히 다른 면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치 회유하듯, 진실게임을 하자고 합니다. 더 큰 비밀을 말하면 이기는 것이라고. 하지만 밥은 비밀이 없다고 합니다.

한편, 킴은 마틴과 집에서 만남을 갖습니다. 아버지가 헬멧을 강조했음에도, 헬멧을 썼다고 거짓말하면서 마틴과 함께 오토바이 질주를 즐기고, 점점 마틴에게 빠져듭니다. 마치, 아픈 동생은 안중에도 없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합창단 연습 중 다리에 감각이 사라져 쓰러지는 킴. 킴은 밥과 같은 병실에서 옆 침대에 누워 입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틴의 전화를 받고 마틴이 일어나서 창 밖을 보라는 이야기에 걷는 킴. 마치 전지전능한 듯한 마틴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스티븐은 안나에게 마틴의 아버지는 사실 수술 중에 죽었다는 것을 밝히고, 안나는 곧바로 수술 전 술을 마셨냐고 묻습니다. 스티븐은 조금 마신 것은 사실이나, 외과 의사는 사람을 죽이지는 못한다고, 실수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은 마취과 의사라고 둘러댑니다.

안나가 스티븐의 집에 찾아갑니다. 안나의 충혈된 눈은 이제 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분노하며 문을 두드렸던 스티븐과 달리, 끝까지 온화한 표정을 유지하며 마틴에게 이야기하는 안나. 그러자 마틴은 갑자기 자신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긴이 스파게티를 먹는 방식이 아버지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깊은 유대감을 느꼈으나, 알고보니 모든 사람들이 먹는 보편적인 방식이었다는 것.

안나는 마취과의사인 매튜에게서 수술시 사망은 외과 의사 잘못이라는 것, 그리고 스티븐이 수술 전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는 것을 ‘대가’를 치르고 듣게 됩니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집으로 돌아온 가족들. 안나는 마틴네 엄마와 살라며 스티븐에게 분노합니다.
스티븐은 마치 이 일이 저주같은 일과 상관 없다는 듯이, 안나를 비웃으며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이전에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상대를 몰아부쳤던 모습에서 더 나아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스티븐은 지하실에 묶어놓은 마틴을 안나에게 보여줍니다. 스티븐이 마틴의 입을 때리자, 마틴은 스티븐의 팔을 물어뜯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이 비유이고 상징이라고 합니다.

킴은 밥에게, 스티븐이 가족을 살리기 위해 밥을 죽일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mp3플레이어를 두 번 잃어버렸다고, 밥이 죽은 후 밥의 것을 자신에게 주라고 이야기 합니다.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차갑게. 그러자 밥은 두 팔로 바닥을 짚어 기어가 가위로 직접 머리를 자릅니다. 그리고 스티븐에게, 아빠가 머리를 자르라고 했을 때 왜 안 잘랐는지 모르겠다고, 머리가 길면 빗기도 힘들다고 자르길 잘 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빠처럼 훌륭한 심장 전문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서로 등을 돌렸고, 부모에게는 자신이 더 나은 아이라는 것을 아버지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안나는 스티븐을 안으며, 가장 논리적인 선택은 두 아이 중 한 명을 죽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안나는 아이는 더 낳으면 된다고, 자신을 희생자 후보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듯이 교모하게 이야기합니다.

킴은 마틴에게 열심히 기어가 담배를 주고, 자신을 낫게 해준다면 마틴과 함께 멀리 달아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다리가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마틴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집 밖으로 나갑니다. 스티븐에 의해 돌아온 킴은 눈물의 호소를 시작합니다. 자신은 동생과 아빠를 너무나 사랑하고, 자신은 기꺼이 가족을 위해 죽고싶다고요.

다음 날, 안나는 마틴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저녁에 밥의 눈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 때에 킴의 목소리도 무척 어이가 없지요. “아빠 밥이 죽어가요~”
그리고 스티븐은 결정을 내립니다. 가족을 거실에 모으기 시작하자, 안나는 자신도 가야하냐고 묻고, 스티븐이 좋아하는 검은 드레스를 입어야겠다고 합니다. 각자 입을 테이프로 막고, 베개커버로 머리를 씌우고, 총을 든 채 빙글빙글 돕니다.
한 번의 오발, 그리고 두 번째에는 밥이 맞습니다.

화면이 바뀌고, 스티븐의 세 가족은 식사 중입니다. 그 식당 안으로 들어오는 마틴을 바라보는 스티븐과 안나, 그리고 킴. 킴은 감자튀김에 케첩을 뿌리고 마틴과 계속 눈을 마주칩니다.
그리고 식당 밖으로 나가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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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기댄 킴]



원제는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즉, ‘성스러운 사슴의 죽음’ 입니다.
이 작품은 원제에서 상상할 수 있듯이, 그리스의 비극인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에 모티프를 둔 작품입니다.
그리스 미케네 왕 아가멤논은 트로이 원정 중 실수로 아르테미스의 신성한 수사슴을 죽이고, 아르테미스의 저주로 전쟁에 나갈 수 없게 됩니다. 해결할 방법은 딸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는 것. 결국 딸을 제물로 바치기로 하고, 아르테미스는 그녀를 가엾이 여겨 사슴과 바꿔치기 하고, 그녀를 사제로 삼습니다. 아가멤논이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자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죽임을 당하고, 아내는 아들인 오레스테스에게 죽게 됩니다. 가족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비극인 것입니다.
이 신화를 암시하듯, 영화에서는 종종 수사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위에 제가 그린 킴의 그림에서도, 킴 뒤에 있는 나무가 마치 커다란 사슴 뿔을 연상하지요.

영화는 시작부터 내내 사람의 머리 위 쪽에서 바라보는 앵글을 취합니다. 스티븐이 병원 복도를 지날 때 따라 붙는 카메라의 시선은 마치 그의 권위를 증명하는 듯 합니다. 죄를 지은 스티븐이 ‘저주’를 받아 권위를 잃어가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이면에서는 그는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기도 합니다. 마틴이 강조했다시피, 그는 저주에서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마틴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것에 대한 원망도 전혀 없이, 아버지의 빈자리에 스티븐을 앉히려고 하지요. 초대에는 초대로, 선물에는 선물로 맞대응하던 그가, 아버지에는 아버지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균형을 넘어, 정의를 이야기 합니다.
마틴의 상실에 대한 보상으로, 스티븐의 상실을 이야기 하지요.
영화를 스티븐의 가족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마틴은 누군가의 평가처럼 끔찍한 악마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다른 가족을 배제하고 절대 권력인 마틴 혹은 스티븐에게 아부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어느새 이 가족과 관람하는 사람을 선 긋는 역할을 합니다. 유일하게 ‘비밀’이 없던 밥이 제물로 바쳐진 것만이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지요.

마지막에 자신의 눈을 가린 채 마치 러시안룰렛처럼 희생자를 선택하는 스티븐의 모습은, 끝까지 비열합니다. 자신의 죄에서 여전히 회피하는 모습이기 때문이지요.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는 카메라, 점점 무미건조해지는 인물들의 목소리, 그리고 진심이 아닌 역할로만 존재하는 사람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섭도록 냉정한 영화였습니다.
그렇기에 여운이 더 길기도 했어요. 아직 접하지 못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더 랍스터에도 더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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